달력 넘기셨나요?

누구는 이런 말을 했을지 모릅니다.

"벌써7월이네"

올 한해도 절반을 떼내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세상 뒷편에 묻어두었습니다.


신영복의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 사색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7월에 그는 옥중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해마다 7월이 되면          
어느덧 지나온 날을          
돌아보는 마음이 됩니다          

금년 7월은          
제가 징역을 시작한지          
12년이 되는 달입니다          

궁벽한 곳에 오래 살면          
관점마저 자연히 좁아지고 치우쳐          
        흡사 동굴속에 사는 사람이          
동굴의 아궁이를 동쪽이라 착각하듯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저러한 견해가 주관 쪽으로          
많이 기운 것이 되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바다로 열린 시냇물처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어디 그곳만 그럴까요?
교도소라는 환경내에서
가두고 속박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나타나지만

그 밖에서 자유롭게 산다고 하는
우리들도 그들과 매한가지 입니다.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주관과 객관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마저 상실해 갑니다.


나는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생각에 생각을해도
답은 언제나 백지입니다.

살아간다는건 무엇일까요?

김병종 시인의
먹으로 그린 새가 하늘로 가네를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인에게
시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느냐고 했을 때 "사는 일" 이라고 

안 형은 선문답처럼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내가 실소하며 "사는 것이야, 누구나 다 사는 것 아니냐" 고 했을 때 
안 형은 정색하고 다시 대답했었지요. 
"살되 아름답게 사는 일 말입니다" 라고요.

많은 이들이 평범하게
혹은 비범하게 살아갑니다.
평범한 삶은
비범하게 살아가는 삶보다
더 힘듦을 알고 있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비록 그 삶에 아름다움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코끝이 시큰 합니다.


차가 고장나서
몇일째 뚜벅이로 다니면서 많은 걸 봅니다.


출근길에 스치는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얼굴 얼굴에
갖가지 삶의 모습을 보며

분주히 움직이는 그들의 삶의 편린이 그러한 것 처럼 
그 모습들을 생각할때면 가슴 한켠이 짠 합니다.

아침이면 헤어졌다가
저녁이면 다시 모여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삶의 모습을 생각할땐 
더더욱 그렇습니다.

살아가는 건
특히나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은
언제나 백지로
남겨둬야 할지 모릅니다.

그 하얀 삶의 백지에
오늘부터 아름다움으로
채색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가끔 힘들 땐,
쉼표도 한번 찍어보면서 말이예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2008.07.01 02:21 T 0 C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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