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녀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룰 수 없는 짝사랑에 대한 슬픔
하지만, 그녀의 마음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슬픔보다는
매일 아침 그의 책상에 놓아두었던
홍시의 빛깔 만큼이나
고운 행복함이 물들어 가고 있음을 보았다.
그 마음은 그해 겨울 소리없이 내리는 눈처럼
맑고 깨끗한 결정체가 되어
내 마음에도 고요하게 내려앉았었다.

눈으로 보는 영상과
귀로 듣는 음악이지만
그 모든 것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한 삶이었다. 

홍시 ... 그리고 포레의 로망스
2002년 12월 첫날 그 모두를 만났다.

3일이 지났을 때 악보를 그 사람에게 선물했었고
내가 그 연주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일요일 밤으로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이
평생을 잊을 수 없는 그날로 기억되어 버렸다.
     
이 드라마 촬영지가 경북 예천의 용궁이었다.
그곳은 고향과 인접한 곳이라, 언젠가 집으로 돌아올때
영희와 선생님이 해질녘 만났던 다리와
홍시를 건내주며 이별했던 플랫폼도 가 보았다.
내가 처음 그들을 만난건 아주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다시 그들을 찾은 건 참 따스한 봄날이었음에
아직은 녹지 않는 다리밑의 얼음과
플랫폼의 눈들은 그날의 아름다운 모습을 여전히 그리는 것 같았다.

일생을 살면서 많지 않은 기억속에
잊을 수 없는 음악과
잊을 수 없는 그자리
다음에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땐
노을이 내리는 저녁이면 좋겠다.




아마도 백건우의 저 앨범자켓 사진을 부인인 윤정희(연극배우)씨가 직접 찍어준 걸로 기억한다. 그 보답으로 백건우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포레 로망스를 앨범의 첫곡으로 선택했다. 아름다운 사람과 아름다운 음악 포레의 로망스가 더 아름답게 들려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 여기에 더 이상 말을 한다는 건, 어쩌면 그 아름다움을 퇴색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Gabriel Faure
Romance sans paroles Op17 no3
Paik Kun Woo (Piano)  Tommy Reilly (Harmonica)

 
하모니카 하나만 있으면 모든 음악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토미 라일리  그가 연주하는 포레 로망스는 마치 영희와 선생님이 만났던 해질녘의 오후같은 음악이다. 해가 산 너머로 뉘엿뉘엿하는 저녁, 때 마침 저녁을 준비하는 그곳 시골 어느집의  굴뚝위의 연기처럼 아주 평화로움을 주며  그 구수한 밥 익는 냄새가 바람에 나부끼어 여기까지 전해오는 듯하다.

포레의 무언가 모두 소품 형식의 작품이다. 포레의 피아노 음악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곡이다. 포레의 18세때 작품으로 이 무렵 포레는 니델메이에라는 학교의 학생으로서 여러 형태의 종교 음악을 접하며 동시에 가곡의 작곡을 시도하였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흐르는 듯한 멜로디. 그것을 받쳐 주는 간소한 하모니를 특징으로 하면서도 종종 같은 멜로디로 몇 개의 마디가 불리워지는 가곡은 예부터 '로망스'라 불리었다. Romance Sans Paroles Op. 17 #3 두말할 나위도 없는 걸작인 이 곡은 무언가 3곡 중 3번에 해당하는 곡이다. 겨우 3페이지에 불과한 소품이지만, 분산화음을 타고 나타나는 주제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재현 될 때는 카논이 된다는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 TTB


2008.07.28 00:49 T 0 C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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