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너무 슬픈 슈베르트


나의 평화는 사라지고 내 마음은 무겁다. 다시는 다시는 마음의 평화는 돌아 오지 않으리 이제 매일처럼 나는 이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을테지. 매일 밤 나는 잠자리에 들 때면 다시는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다음날 아침이면 다만 어제의 비참을 상기할 뿐이라네. 이렇게 해서 나는 기쁨도 없고 친구조차 없는 나날을 보내야 하겠지

- 슈베르트가 레오폴트 쿠펠비저에게
- 1824년 3월 31일 빈에서


서른 하나의 짧은 삶을 살고
쓸쓸히 떠난 슈베르트, 그는 절친한 친구 레오폴트 쿠펠비저에게 보낸 편지에서자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비참한 존재로 느꼈다.

회복할 수 없는 병과 그 어떤 희망도 없이 물거품처럼 사라진 모든 것들, 그것은 이미 흐트러진 자신을 수습하기엔 너무 늦었으며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냉엄한 자연의 운명앞에 쓸쓸히 지는 꽃처럼 떠나는 것 뿐 이었다.

나는 알고 있다. 모든것을 체념할 수 밖에 없는 그의 마음을 그 체념할 수 밖에 없었던 마음으로 끝까지 갈 수 밖에 없었던 막막함을 그 막막함으로 아침에 눈뜨지 않기를 바랬던 그의 마음을. 음의 고저가 분명치 않는 포르테 피아노 마저 슬픔의 섬광을 비추고 미뉴에트라는 우아한 춤곡에도 눈물의 묵시로 영혼의 선율을 느끼게 하는 그 슬픔을. 세상에 알몸으로 내동댕이쳐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열성을 다해 스스로 탐구하고 마침내 쓰러져야 했던 그였지만, 흐르는 것들에 대한 극심한 감정의 기복을 치르며 하나 둘 안녕해야 했던 그 사소한 슬픔이 비단 그만 느끼는 아픔만은 아니었기에 오늘밤 가만히 눈 감으면 내 등 뒤에서 나를 안아줄 것 같은 그를 사랑한다.


2008.07.31 00:02 T 0 C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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