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오던 날

지난주 누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 김장을 했으니 보내준다고 ..

그러고보면
난 김치는 늘~ 사서 먹었다.

집에서 보내준다고 해도
번거롭게 그럴필요없다고
내가 여기서 사서 먹으면 되니깐
늘 상 괜찮다고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도 그랬다.

누님과 작은 실랑이를 하고 있을 쯤
누군가 전화를 가로챈다.

어머니다 --.

우리집 식구들은 다 안다.

분당 수천발 나가는 기관총보다
어머니의 말이 더 빠름을 ..
그 잔소리가 시작된 것이다.


사서 먹는다고 !!
애가 정신이 있나 없나 ...
요즘 고추장 고추가루에 모두 중국산 . .. 따다다~~&*ぱ∃£ΣξικΨ

귀가 아프다 --.
그 순간을 탈출하는 제일 빠른
방법은 오로지 하나
어머니 말씀에 수긍하는 것뿐이다.

오래전
나는 늘 어머니에게
막내의 특권으로
내가 하고싶은것을 다 하며 살아왔다.
말 안들었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지독히 말이다.

세월이 흘러 나도 흰머리가 늘어갈 때
그 어떤 어머니의 말씀도 이젠 다 수긍한다.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기에 ..

어머니는
지금의 내 나이에 나를 낳으셨다.
그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나를 나으셨단 말인가...
이 불효같이 천하디 천한 나를 말이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늘 눈물뿐이다.
언젠가 어머니에게 그랬다.


어머니 돌아가시면 나도 그 옆에 같이 누을래 ..

난 어머니가 언제나 돌아가시지 않을
불사신같은 존재로  생각하며 살고있고
내 곁에 없을 어머니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지만
자꾸 눈물이 난다.

..

택배기사로부터 택배가 왔는데
집에 없어서 경비실에 맡겨두었으니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면
이 시기쯤에는
집에서 손수가꾼 농산물및 김치등을
시골에서 자식들에게 보내기위해
부모님들의 사랑이
전국을 물들일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 사랑을 받은 한 사람이다.

김치와 고추장, 참기름, 고추가루...
큰 상자에 넣어온 택배를
하나하나 풀어헤치며
눈물이 나올려지만
참는다.

어머니는 바보다.
왜 나에게 .. 그 바보같은 길을 걸었는가..

김치를 냉장고에 넣기전에
쭉~찢어 맛을 보니
아~싹 씹히어
맛있다는 생각보다는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내가 이렇게 자랄동안
어머니는 한치 변함없는 사랑으로
날 감싸주시며 기도해 주셨다.
지난날 내가 어머니를 아프게 할 때
그 아픔까지 스스로의 몫이라 생각하며
오히려 날 위해 더욱더 기도하셨다.

부모님의 사랑은 아무리 내리 사랑이라지만
나에겐 그것이 더 큰 못이되었다.

..

또 다른 눈물로 기억될
김치를 가지런히 썰어서
김치맛을 보려면
라면과 함께먹어봐야 하기에
청량고추와 야채오뎅을 넣고
김가루를 뿌려 라면을 준비하고
그 위에 김치를 얹으니
한포기를 썰어놓은 김치가
언제 내 입으로 다 들어갔지 ..?




 
자식을 위한  먹거리  걱정은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늘 똑같음이다.

세상에 신(神)을 많이 만들수 없어 
그 대신 각자에게 어머니를 주셨다는 유대인의 격언처럼
언제나 가슴 뭉클한 어머니 ..


내 십대는 어머니가 부끄러웠고
내 이십대는 어머니가 억세게 싫었고
내 삼십대는 어머니가 거추장스러웠고
내 사십대에 나는 어머니를 잃어버렸습니다.


신달자가 쓴 "잃어버린 날들" 이라는 시처럼


어쩌면 난 ..

내 나이 사십대 그럴줄 모른다른 생각이 자꾸든다.
내 십대, 이십대, 삼십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자꾸 눈물이 흐르는 것일까 ..

김치가 오던 날
김치통을 안고
난 울고 말았다.

어머니

어머니

당신이 나를 위해 흘린 눈물이

이젠 내 눈물이 되어
그 눈물을 당신게 바쳐
당신을 사랑합니다.



2008.12.04 00:11 T 0 C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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