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눈물이
얼굴을 타고 떨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울고 있는 것인가

눈물이여

차디찬 아침 이슬처럼
얼음으로 변해 버렸구나

눈물은 끝없이 눈 위에 떨어지고
차디찬 눈은 타는 듯한 슬픔을 흡수한다
풀이 싹틀 때에 산들바람이 불고
얼음은 깨지고 부드러운 눈도 녹는다

얼음과 눈을 밟고 왔지만
내 발은 타는 듯하고
저 탑이 안 보이게 될 때까지는
다시 숨을 쉬고 싶지도 않다

겨울나그네


다혜가 민우를 처음 만난 것은
추운 겨울이 지난
봄날의 오후였지만

내가 그들을 처음 만난 건
18년 전 오늘 1990년 12월 9일.

여기

현실과 환각 사이를 방황하는 
슬프고도 외로운 두 나그네가 있다.

그 둘의 마음은 이미
보통 사람의 비애의 범위를 넘어

미친 사람에 가깝다.

한 사람에겐 그를 사랑하는 가녀린 여인이 있지만
한 사람에겐 비애를 던질 곳도
그것을 위로해주는 그 무엇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친 몸의 멍에를 그대로 영원히 등에 지고 가야 하도록
운명 지워진 정말로 구제할 수 없는 남자이다.

봄이 오면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고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불며
달콤한 입맞춤의 기쁨도 간직한 한 남자

실의와 아픔에 빠져 삶과 죽음이 교차하며
이룰 수 없는 삶에 대한 절망감과
눈 처럼 차가운 눈물만 간직한 또 다른 한 남자

너무나 다를 듯한 
두 나그네 공통점은 슬픔이다
그 슬픔은 나의 삶과 맞닿아 있다

결국 혹독한 삶의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두 나그네는 오래전에 비참하게 떠났고
아직 남아 있는 한 사람은
이미 지나간 사람들의 기억속을 떠돌며
삽십대의 마지막 겨울을 맞는다.

난 슬픔을 좋아한다
슬픈 사람을 좋아한다
두 나그네에게도 슬픔이 있었고
그 사람에게도 슬픔이 있었다
그 슬픔들이 음악과 글, 삶이 되어
나와 만날 때 쯤
그 모두를 사랑했다

모두가 떠났다

오늘밤
두 나그네의 슬픔이 나와 맞닿을 때
노래할 수 없을 만큼
슬프고 아름다운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을테지
슬픈 그들과 함께 ..

성문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아래 단꿈을 꾸었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쁠때나 슬플때 찾아온 나무 밑

오늘밤도 지났네  보리수 곁으로
캄캄한 어둠속에 눈 감아 보았네
가지는 흔들려서 말하는 것 같이
그대여 여기와서 안식을  찾아라

Der Lindenbaum
Franz Peter Schubert .. Winterreise
Antti Siirala .. transcribed by Liszt
Matthias Goerne .. Graham Johnson


 

2008.12.09 23:29 T 0 C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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