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났습니다.


비몽사몽간에 그분의 서거 뉴스를 들으며
아직 제가 잠에서 덜 깬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닐것이라 생각하며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러나 슬픔은 말하지 않아도
가슴에서 먼저 느낀다고 그랬습니다

흥건이 젖은 베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일어났습니다.

마침 남아있던 소주 한병과
생라면을 안주삼아 먹으며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그렇게 24시간동안 소주와 눈물을 같이 마시며
다시 잠들고
다시 깨여 울고
오늘따라 눈
물을 닦아주는 제 손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촛불을 켜두고 밤을 지새우며
어제 게양한 조기를 바르게 가다듬고

이제 봉하로 출발합니다.

먼길이지만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었으며
나를 응원해 주시던 

천길을 떠나신 그분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들이 흘렸던 많은 눈물은 
예전에 그분이 우리를 위해 대신 흘리셨던 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세상의 절반은 기쁨이고
세상의 절반은 슬픔이라는 것을 압니다.
어쩌면 그분은 우리에게 남아있는
그 작은 슬픔 조차 떠 안고 갔을 것입니다.
그것으로 우리의 기쁨은 늘어나겠지만
그분에게 죽는날까지 신세만 졌습니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했지만
약자는 항상 이렇게 힘없이 당하며 말없이 사라져야하는
천민 자본주의의 이 나라가 이젠 정말 싫습니다.
돼지목에 진주목걸이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역사는 늘 힘있는 자들에 의해 쓰여지는 것
믿기지 않고 의문점 투성이인 그분의 죽음이
권력의 개가 된 그들의 외곡된 펜끝에서 나오고
그것이 역사였다고 미침표를 찍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밝혀내야 합니다.
무엇이 진실이었고 거짓이었는지를
추상적인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살아있었던 그대로의 현실적인 것을 밝혀내야 합니다.
그것이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며
그분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겠지요.

우리는 멀지 않는 생을 그분을 따라가면 되지만
남아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의 아픔과 고통이 없도록
우리가 조금 힘들어도 여기서 끝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은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울지만
먼훗날에 이 슬픔들이 반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그분이 마지막 가시면서 우리에게 남겨준 숙제겠지요 ...

사랑합니다 ..
언제까지나 ..

사랑합니다.

엉거주춤한 나의 일상>슬픔이 될 일상
2009.05.24 08:19 T 0 C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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