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나도 그거 알아

 
저 밝은 달빛 아래 꽃들과 새들도 단꿈을 꾸면서 편안히 잠자며
나뭇가지들 바람에 가만히 잠잔다. 잘 자라 내 아가야 ...
잠의 요정

지금 흐르는 독일 민속 동요 "잠의 요정" 은 브람스의 민속 동요집에 수록된 작품이기도 하며 그 내용의 효시가 된 전설은 우리가 번안해서 부르는 것과는 달리 어린이의 눈에 모래를 뿌려 졸음이 오게 한다는 조금은 섬뜩한 가사로 되어 있다. 브람스가 홀로 살면서 평생을 사랑했던 클라라 그리고 그의 남편 슈만의 사후에 그 유아를 위로하기 위해 독일 민요를 택해서 반주를 붙여 민속 동요집을 엮은 것 중 4권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렇게 원곡의 가사를  알고 들으면 어릴 때 우리가 불렀던 외국 번안곡의 동요들은 원곡의 의미와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세계 각 나라의 민요와 동요에 많은 관심을 가지며, 그 노래들이 만들어진 배경과 담겨진 이야기를 공부해 왔다.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행복했었고 꿈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는 미리내 길이 되기도 했다. 무심코 들었던 너무나 친근한 곡들이  먼 이국의 생경한 작곡가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사실과 원곡의 내용들은, 어릴 때 멋모르고 불렀던 모습과는 달리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동심속에서 더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다 주었다고 함이 맞을 것 같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만난 음악들 중 오늘 소개할 음반은 정말 사랑스럽고 따뜻한 곡들로 가득한 음반이다. 이 음반은 오랫동안 착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음반은 독일 민속 동요 모음집이다. 나는 이 음반을 지인들에게 선물 하기도 했으며 지난 크리스마스 "소박한 선물" 때 이 음반을 보내고 싶었으나 그때는 모두 품절이어서 음악만 올려두고 다른 음반을 보내야만 했었다. 이 음반에는 어릴 때 우리가 불렀던 동요들이 "루치아 폽" 의 노래와 갖가지 악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예쁘다. 새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첫 곡  Alle Vögel sind schon da 우리에겐 "솔솔 부는 봄바람 쌓인 눈 녹이고" 로 개사되어 불려졌던 곡이며 어릴 때 깡총깡총 뛰면서 불렀던 "높이 높이 뛰어라" Fuchs, du hast die Gans gestohlen 곡과 그리고  태어나서 제일 먼저 배우는 동요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의 원곡 Hänschen klein(꼬마 한스) 등 수록 된 23곡이 하나같이 모두 귀에 익은 곡들과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이며 더욱이 매력적인 것은 반주 부분이다.
 

의 요정 다음으로 나오는 Summ, summ, summ 곡처럼  알 수 없는 희한한 악기들이 여기저기 등장한다. 이 곡은 "붕붕붕 아기 꼬마별 엄마따라 언니따라 흰꽃에서 앉아쉬고 붕붕붕 아기 꼬마별" 그렇게 불렀던 곡이다. 이 노래에서 벌처럼 윙윙윙 거리는 악기는 죠 하프(Jaw Harp)라는 악기로 표현하고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악기 끝을 입에 살짝 걸쳐 한손으로 악기를 잡고 또 다른 한손으론 악기 끝에 튕겨 소리를 내며 그것은 마치 고무줄처럼 팅겨지는 소리(딩딩딩) 내며 그외 여러가지 익살스러운 모습을 나타낼 때 많이 쓰이는 효과음이기도하다. 이 악기로 고전파시대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브레히츠베르거(Albrechtsberger)" 는 Concertos for Jew's Harp & Mandora 곡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 곡은 클래식곡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익살스럽고 재밌다. 이 악기의 소리를 유심히 기억해 둔다면 후에 이 악기가 쓰이는 곡들도 가까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누방울을 만들어 불며 즐거워하던 때가 있었다. 누군가 아파하면 내가 아픈 것처럼 울던 어릴 때가 있었다.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듯한 용기도 그때 생겨났지만 지금 그 모든 것들은 꺼내지 못하는 수줍은 동심이 되어 버렸다. 요즘 어린 아이들은 동요보다 유행가를 더 즐겨 부르고 맑고 순수한 가사보다는 통속적인 사랑의 노래를 더 친근해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배워야 할 맑고 순수한 동심은 대중오락 매체 속에서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어느 CF의 카피처럼 연예인들의 이름과 노래보다는 작은 꽃이름과 동요를 더 알려주고 싶은 그 마음이 우리에겐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어느날  그 아이들이 " 엄마, 아빠 혹시 이 곡 알아요? " 하고 물어 올 때 "응, 나도 그거 알아 ^^ " 하며 팍팍한 삶속에서도 넉넉한 미소를 띄울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을 가진다.

☞ TTB 음반




2009.06.21 00:30 T 1 C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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