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 단풍나무 숲길에 있는 나무들과 솔숲 쉼터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에게 "너희들이 예쁜옷을 갈아 입는 날이 오고 내 마음이 너희처럼 편안할 때 그때 꼭 오리라" 약속했었다. 정말 아름다운 가을날 ... 난 그 약속을 지켰다. 그때 약속한 단풍나무 숲길도 자전거로 달렸으며, 점심을 먹었던 벤치도 그 옆의 코스모스도 그대로 ... 모두 그대로였다.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특별기획전과 다채로운 행사가 광장에서 열리고 있었다.  광장은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틈 없이 초만원이었지만 나는 그곳을 벗어나 조용한 자연속에서 살아숨쉬는 그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5km 둘레의 단풍나무 숲길을 자전거로 가는 동안 곱디고운 단풍을 보며 나는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이며 그와 가슴 따뜻한 사랑을 주고 받았지만 그 마음은 아직도 응고된 슬픔속에 머무르고 있다.

단풍보다 아름다웠고 나무보다 곧았던 그가 산화한지 한세기가 흘렀지만 그의 유해는 찾을 수 없다. 유해가 묻힌곳으로 추정되는 곳에는 차디찬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서고 그것으로 그의 육신은 말할것도 없고 숭고한 그의 영혼마저 어디 한 군데 안식하지 못하며 짚시처럼 떠돌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그가 적대시한 그 후손들은 아직도 이 땅에서 온갖 부와 물질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고 있으며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서라면 그가 피를 흘려 지킨 이 나라도 그들에게 팔아먹을 기세다.

새벽이 깊어간다.  나는 이 새벽, 그를 지키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 부끄러운 후손으로서의 나의 자화상을 바라보며 내가 가꾸고 지켜 나가야 할 소중한 것이 진정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단풍나무에게 했던 약속처럼 한번의 약속이 아닌 내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해야 할 맹세라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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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의사 의거100주년 기념 10월은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하여 안중근의사가 중국 하얼빈에서 정의의 총성을 세계에 울린100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독립기념관의 아름다운 가을 정취속에 안중근의사 의거100주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기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앞서 가신 애국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며, 이 가을의 낭망과 추억을 한 아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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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 독립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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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 독립기념관
2009.10.26 02:11 T 0 C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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