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그땐 그랬다.

음악시간이면 60명이 넘는 아이들이 불어대는 피리소리는 음악이 아니라 소음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즐거움과 순박한 웃음도 있었다. 교실이 떠나갈 듯한 피리 소리는 친구보다 더 잘부르기 보다는 더 높은 소리를 내기위해 얼굴 
이 빨개지면서까지 있는 힘을 다 해 불렀기에 음정이고 박자는 없었다. 피리를 가져오지 않은 이웃반 친구가 빌려달라고 하면 그 친구의 침이 관속에 고일까봐 절대 빌려주지 않았고 혹시나 빌려주었을 때는 마르고 닳도록 닦았던 기억은 이제는 빛바랜 그것을 바라볼 때면 한번쯤 그려보는 아득한 추억속의 행복이다.  개구장이 남자 아이들은 칼싸움 한다고 치고 받다가 깨어져 부모님에게 혼나고, 그날 저녁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새로 산 피리를 신기하듯이 밤늦도록 불면 뱀 나온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그것이 정말인지 알고 그 다음 저녁부터는 절대 불지 않았던 그때,



"음악"의 "음" 자도 몰랐지만, 그 어떤 시간보다 마냥 행복하고 즐거웠던 그 시간 - 양볼에 힘을 잔득 주고 운지를 달리할 때 마다 새롭게 흐르던 마법의 소리, 그래서 그 소리처럼 맑고 순수했었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은 지금의 "리코더" 란 근사한 이름 보다 "피리" 라는 둘도 없었던 짝꿍같은 이름으로 늘 함께 했었기에  그 소리처럼 순수하고 맑은 심성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화지 않는 자연 그대로 순수한 울림처럼 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 청아한 소리를  오늘 다시 만났다. 

설레임에 만난 행복과 기쁨 ... 그리고 눈물 ...


예전처럼 음반을 자주 구입하지 않아도, 신보에 대한 정보는 빠짐없이 챙겨보곤 한다. 그러던중 예전에 가입한 classicsonline 에서 메일이 왔다. 그곳은 신보에 대한 짧은 해설과 수록된 곡을 짧게나마 미리 들어볼 수 있어 내가 원하는 음악을 고를 수 있어 몇몇의 음반사이트와 더블어 가끔 둘러보는 곳이다.  보통때는 몇장의 음반들을 싣고 소개하는데, 그날 온 메일에는 "Cafe Vienna"란 음반 하나만을 소개하고 미리 들어볼 수 있는 링크가 걸려있었다. 링크를 클릭하고 음악을 들었을 때,  아~ 정말 아직도 이런 음악이 나오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 음반을 어떻게든 빨리 손에 넣어 듣고 싶다는 생각이 그날 이후로 떠나질 않았고, 음반이 도착했을 때 그 흥분되고 떨리는 마음이 아직 남아 있는 내 자신에게도 너무 고마웠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데 카룰리의 판타지가 나온다. " 아~ 이 음악은 ..." 너무나 익숙한 멜로디를 흥얼거리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래, 익숙한 것은 보이지 않았어도 늘 곁에 있었다는 것이지 그래서  오랜 세월이 흘러 만나는 반가움의 눈물은 이렇게 너무 소중해 ...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둘은 절대 변화지 않을거란 것을 나는 알아 ... "  나는 이런 음악을 들으면 하얗게 웃으며 사뿐히 내려 앉는 지난 날의 기억에 미소 지으며 흥얼거리기도 잘하고 울기도 잘한다. 수백년전 이 음악가는 나를 위해 이 곡을 작곡하진 않았겠지만, 훗날 하늘나라에서 만난다면 지금 이 시간 소중한 행복을 준 그에게 고맙다는 말은 꼭 해주고 싶으며 그것이 닿지 않더라도 이 마음은 늘 이 음악과 더블어 변화지 않을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이다. 
 
Cafe Vienna

하나만 구입하면 왠지 부족할 것 같은 이 음반은 리코더처럼 맑고, 오래전 본연의 모습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품고자 하는 이에게 주는 "미칼라 페트리"의 소중한 선물이다.  이 선물은 정말 너무너무 예쁘고 아름다우며 듣는이의 마음을 잔잔한 물결로 요람처럼 흔들기도하고 가장 아름다운 날개를 달아 맑고 푸르른 하늘 높이 날아가게 만들기도 한다.  이 음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주옥같은 소품들이 10곡 들어있다.  그 곡들은 이제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대중적인 클래식음악과는 다르게 지금까지 전혀 못 보았던  고운 색채가 반짝이는 보석함이다.  그 보석함에는 원곡이 퓰륫으로 되어 있는 줄리아니의 듀엣곡과 베토벤의 만돌린곡, 그리고 카롤리와 퀴프너의 판타지, 샤인디엔슈트 변주곡, 마이제더의 포푸리가  흰머리마저 곱고 아름다워 보이는 부부 연주가  "미칼라 페트리" 와 " 라스 한니발" 의 연주로 그들은 이 음반에서 숲속에서 노래하는 꾀꼬리나 나이팅게일처럼 때묻지 않고 가꾸지 않은 순수함을 노래하고 있다.

Michala Petri (Recorder) Lars Hannibal (Guitar)


지난날 내 생일을 자축하면서 신청한 헤베를(Anton Heberle) 곡을 그녀는 비오는 생일날 아침에 싱그럽게 연주해 주었으며 그것으로 나는 내리는 비소리도 예쁘고 몸을 감싸는 습기도 사랑할 수 있었다. 
내 방안과 거실에는 화려하고 화사하진 않지만 작은 풀꽃과 나무가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모아온 음반들중에도 대 작곡가의 명반 보다는 나에겐 소소한 행복과 기쁨을 주는 음반들이 더 많다. 나는 그들과 함께 웃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지만 그 모든 것들을 가져다 준 그들을 너무 사랑한다.  단지 소박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가 끌어 안은 것들은 이렇게 화려한 멋스러움을 뽐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작지만 그래서 더 예쁘고 소중한 그 어떤것에도 변화지 않고 잊혀지지 않을 영원에의 사랑처럼 내 평생의 반려자인 그들을 가슴에 안으며 나는 말한다.



언제까지나, 늘~ 함께 해 ..." 



 

 

[수입] 카페 비엔나 [리코더와 기타를 위한 로맨틱 소품들] [SACD Hybrid] - 10점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외 작곡, 페트리 (Michala Petr/Dacapo


 



2009.11.12 00:30 T 1 C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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