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에도 우리는 서로

눈에 아린 아지랑이일까

앞머리를 헝클리는 봄바람일까

 

여름볕에 뼈가 시려

진땀 나는 고독일까

왈칵왈칵 울고가는

먹구름일까

 

비 오는 밤

유리창에

젖어 우는 낙엽일까

 

눈사태로 퍼붓는

한숨일까

탄식일까

 

나에겐 아직도

허망의 꿈이 되는 이여

 

훗날, 먼 훗날에도

잠 없는 별일까

새벽마다 어룽지는

풀잎의 이슬일까.

 

"먼 훗날에도 우리는" * 유안진

 

 

 

친구와 테니스 약속이 있어 그의 집으로 가는 길
놀이터 옆 골목집에 하숙하는 그녀가 문을 열고 나온다.
빠르게 친구 집으로 가서 그를 불렀지만 집에 없다.
다시 돌아서 놀이터 골목쪽으로 나는 올라가고 그녀는 내려온다.
그런데 그녀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숙하는 친구와 함께다.


- 안녕하세요 ... (그녀 친구에게)
- 어디가는거야? (그녀에게)
- 여기서 기다려, 편지 보내고 올께 ...
( 그 편지는 나에게 올 편지다)


그런데 친구를 보내고 편지를 보내더니 다시 집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가방 하나 들고 나온다

- 그 가방 뭐야?
- 너 줄거야 ...
- 나도 줄거 있어 이 테잎 들어봐 (sweet people)

그녀의 입가엔 미소가 자글자글
내 마음엔 기쁨이 모락모락

그녀와 나는 오랫동안 걸었지만 말이 없었다.
오늘만 그런게 아니다. 원래 그렇다.

- 어디가지?
- 새삼스럽게 묻긴, 항상 가는 곳 있잖아 ...
- 아  거기 ...그래 ..(할말 없어 물어본 것에 진땀나긴 첨이다)

같이 만나면 항상 따뜻한 우유를 마셨고 돈까스를 먹었다.
한번도 다른걸 시켜 본 적이 없다.

- 그거 아니?
- 뭐 ?
- 내가 너 만나고 이곳에 안와본적 없어 ... (그리고 그녀가 웃는다)
(그녀가 웃었다)

"젊은밤 후회없다"

1987 01 29

사진을 찍어준 그녀는 나의 첫사랑이었고
그 사랑은 그녀와 함께 오래전 하늘로 떠났다.

남자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며 산다고 한다.
그 말이 맞다.

오래된 앨범을 정리하다가
지나간 추억이 그날처럼 풋풋함을 풍기며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는 것을 본다.
그날밤이나 오늘밤이나
잠못이루는 건 마찬가지 ...


2010.01.22 00:16 T 2 C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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