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멜링의 하이든 가곡





저를 포함한 심사위원 전원은 이 아름다운 네덜란드의 소프라노에게 보통의 1등상을 수여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엘리 아멜링" 에게는 매우 탁월한 1등상"을 수여하는 바입니다.
- 1956년 헤르토겐보쉬 성악 콩쿨 - "

부드럽고 편안한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네덜란드의 나이팅게일 - 엘리 아멜링(Elly Ameling). 아마도 그녀가 아니었으면 나는 이렇게 포근하고 따스한 언어가 담겨져 있는 노래들을 사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깊은밤 홀로깨어 있을 때, 멀지 않는 곳에서 늘 다소곳이 앉아서 보듬어주는 연인처럼 그녀의 노래들은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그자리에서 그대로 나를 안아주었다. 대 지휘자 "볼프강 자발리쉬(Wolfgang Sawallisch)"가  '마거릿 프라이스(Margaret Price)'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고 했듯이, 나는 아멜링의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난다. 그냥 "좋다" 라고 하기엔 "너무"라는 단어가 절실하고, "너무 좋다" 라고 짧게 말하기엔 오랫동안 기다려온 마음에 아무것도 해 줄게 없어 미안함의 눈물이난다.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음악의 대한 그리움은 이렇게 나의 연인이 되어 내 안에서 나를 다독거리며 두 눈가에 눈물을 머금게 한다. 

내가 엘리 아멜링을 알게 된 것은 어느날 음반점에 쪼그려 앉아 지나간 기억을 더듬으며 작은 먼지가 내려 앉은 그리움을 찾고 있을 때였다. 구슬프게 들려오던 노래에 뒤에서 나를 안아주는 따스한 마음을 느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고 그 모습 그대로 다리가 저린줄도 모르고 한참이나 앉아서 그리움을 반추하던 날.

 


 

얼었던 물이 녹아 흐를 때 개울가에선 기쁨을 노래하듯이, 그날 슬프게만 들려오는 노래속에서도 내가 또 다른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흐르는 슬픔 뒤에서 나처럼 수줍게 미소 짓고 있던 그리움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볼까 눈물을 훔치며 나의 그리움을 꼭 안고 한동안 눈을 뜨지 않았다.

음악이란 사람의 마음과 똑같다. 오랫동안 좋아했던 음악은 늘 마음속에 그리는 사람과 같다. 아무리 그와 비슷한 음악을 듣고, 그 사람을 잊기위해 여러 사람을 만난다 할지라도 그 음악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 사람이 아니면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수 없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독한 외로움이 감싸겠지만, 먼훗날 시간이 지나면 알게된다. 정말로 내가 이 음악을 사랑했었구나, 정말로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었구나. 그렇게 가슴으로 그 둘의 공통적인 사랑을 느낄 때, 음악이 다시 태어나고 진정한 사랑을 알게된다.

만남을 기뻐하는 나의 언어는 너무나 부족하다. 오랜 그날로부터 잊어본 적 없는 사소한 마음은 이렇게 음악처럼 아름다운 긴 여운을 남기며, 그 어떤것도 더 이상 부럽지 않고, 아쉬울 것이 없는 행복한 밤을 만들어준다. 눈이 온다. 눈은 잠시 잠깐 세상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할지 모르지만,  음악은 우리가 그것을 버려도 늘 우리의 마음을 맑게하고, 그 마음은 어느날 우리가 절실히 필요하게 될 슬픔의 찰나에 따뜻한 눈물로 우리의 아픔을 씻어주고 상처입은 영혼을 감싸준다. 나는 그 눈물을 오래전부터 사랑해왔고 언제까지나 사랑한다.

 




이번에 구입한 엘리 아멜링(Elly Ameling)의 하이든 가곡집은 Brilliant Classics, PentaTone Classics 에서 나온 두종이다. 이 두 앨범은 같은 음원을 사용하고 있다. 녹음 년도가 똑같고 피아노 반주자(Jorg Demus)도 똑같다. 먼저 Brilliant Classics 나온 음반은3cd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날로그 소리에 가까운 음원과 부클릿이 있지만 해설이 너무 빈약하고 가사도 전곡을 싣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없이 따뜻하고 행복한 그녀의 노래는 더 이상의 것은 사치스러운 욕심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PentaTone Classics 발매한 음반은 앞서 소개한 Brilliant Classics 3cd 에서 몇곡을 간추려 SACD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2cd에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음질은 휠씬 맑고 깨끗할 것이라 생각하고, 아직 뜯어보진 않았지만(이 음반은 뜯지 않고 그냥 두고싶다 - 좋아하는 것은 늘 두개를 가지고 있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투명창으로 보이는 부클릿 또한 충실하게 짜여진 것 같다. 두 음반중 어느 음반을 선택하든지 엘리 아멜링이 부르는 하이든 가곡을 애타게 기다려온 이들에겐 망설임 없는 선택이 될 것 같다.

엘리 아멜링의 하이든 가곡을 만날 수 없었던 지난날 나는 몇몇의 다른 음반들을 구입하곤 했었다. 처음 만난 것이 "마리아 로손(MHAIRI LAWSON)" 으로 이 음반에서 마리아 로손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트리오에서 울려나오는 반주에 활기차고 생동감있는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이 음반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두번째 만난것이 "앤 모노요스(ANN MONOYIOS)" 음반이다 . 이 음반에서 나는 "나일강의 전투"와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탈리아 듀엣곡중 " Senti qui" 완전히 빠져있었는데 정말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그 다음 만난 것이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 " 음반이다. 이 음반은 여성이 불렀던 하이든 가곡만을 들어온 나에게 새로운 흥미였다. 특히나 그가 부른 하이든 가곡 중 선원의 노래(Sailor's Song)를 들을 때면 미래소년코난에 나왔던 다이스 선장이 왜 그렇게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아드리앤 첸거리 (ADRIENNE CSENGERY)" 이 음반은 구입해서 한두번 들었지만 이 음반도 언젠가는 정말 좋아하게 될 날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하이든의 보석같은 가곡은 이전에도 포스팅 했지만 이젠 이것으로서 하이든 가곡에 대한 글은 매듭 지으려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오랫동안 내가 그토록 바라던 "엘리 아멜링"을 이제 만났기 때문이다. 후일에 이 보다 더 훌륭한 음반이 나온다 할지라도 나는 그녀가 부른 노래만을 꼬~옥 안을 것이며 그것의 이유는 내가 오랫동안 좋아하고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것들로 퇴색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 TTB



 


2010.03.17 22:37 T 1 C 1
 

SIMPLEGIFTS           RECENTPOST          CATEGORY           GUESTBOOK

방황끝에서다

엉거주춤한 나의 일상과 얼렁뚱땅한 나의 음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