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 마라, 이제 곧 밤이 오나니
밤이 되면 파아란 들판 위에
싸늘한 달이 살며시 웃는 것을 바라보며
손과 손을 맞잡고 쉬도록 하자.

슬퍼 마라, 이제 곧 때가 오나니
때가 오면 쉬리라, 우리의 작은 십자가들은
밝은 길가에 마주 서 있을 것이요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어 댈 것이다.

- 방랑하며 ; 헤세 -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내 삶의 기쁨의 눈물과 슬픔의 눈물은
늘 같은 무게로 나에게 다가왔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슬픔쪽에 머무르며 그 눈물을 사랑해 왔다.
그리고 그 마음은 수십년이 지나도 변화지 않았고
변화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기적은 없었다.
그래, 언제나 기쁨의 눈물은 내 편이 아니었지
힘들다.
꽃다운 시절에 천길의 먼곳으로 그들이 떠나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들도 힘들고
나와는 별개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야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힘들다.
지난날, 나는 늘 그렇게 얼마나 많은 이들을 외면하며 이 봄날을 걸었는가
삶이란 늘 그렇게 그냥 걸어가야 하는 것인가
그게 삶이라면
정말 그게 삶이라면
내가 너무 많이 걸어왔음을 느끼기에
이젠 더 이상 오래 걷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었으며
누구에게는 소중한 아들
누구에게는 하나뿐인 사랑하는 사람이었을
그 모두들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떠나갈 때, 사진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그 모두들
그 어디, 그 어느곳에서 홀로 떠다닐지라도
더 이상 외롭지 않고
더 이상 차갑지 않고
언제까지나 정말 정말 따뜻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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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5 23:34 T 0 C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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