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에 매달려있는 소녀가 참 앙증맞습니다. 매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멀리서 보면 그림속의 골목을 걸어가는 느낌을 줍니다. 사진에는 원근감이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전봇대와 그림이 그려진 벽은 2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 그림은 청주 수암골 골목 일반 가정집 벽에 그려져 있는 벽화입니다.

청주에 살면서 수암골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건 예전에 네이버 캐스트에 소개 되어 알았는데요. 사실, 가까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모르고 넘어가는 수가 많고, 설사 근교에 있어도 더 안가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청주 수암골과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

수암골은 청주 탑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수암골은 예전에 딱 한번 갔었습니다. 당시 회사 동료 집이 그곳이라서 갔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벽화 골목이 아닌 말 그대로 휑한 골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우암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밤에 보는  청주시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인들이 산을 휘감고 도는 도로를 달리며 야경을 즐기기도 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또한 전망 좋은 곳에 많은 커피숍과 카페가 들어서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아주 유명한 곳이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유난히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다고 하는대요. 그 이유는 수암골 벽화도 유명하지만 최근에 방송되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 촬영장인 "팔봉제빵점" 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드라마를 보진 않지만 셋트장 그곳에 있다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제가 그곳에 도착한 오후 시간에 잠시 맑은 듯 하다가 많은 비가 내렸지만 골목 여기저기 그리고 촬영장이 있는 "팔봉제빵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촬영이 있는날은 수천명까지 몰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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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까지 온김에 각각의 종류별로 하나씩 담았습니다. 빵은 그날 구워서 판매하는데, 진열하기가 무섭게 나간다고 합니다. 보리빵, 소보루, 크림빵, 단팥빵이었는데요. 빵이름 앞에 모두 "추억의" 이란 꼭지가 붙어 있습니다. 빵은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특히나 단팥빵은 입에 넣자 마자 녹아듭니다.


수암골


팔봉제빵점 앞쪽으로 수암골 골목 골목에는 갖가지 벽화들이 수 놓아져 있는데요. 처음 이곳에 공공미술을 기획한 단체는 충북 민예총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쓰러져가고 금이간 벽과 뒹굴고 있는 화분, 그리고 전봇대고 쓰레기통이고 닥치는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 가면 한사람이 겨우 빠져 나 갈 수 있는 작은 골목 담벼락 밑에 피는 풀꽃과 그림이 어우러져 소박한 예술작품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데요. 그곳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며 내일을 위한 준비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곳을 찾는 탐방객들은 정해진 시간까지만 골목을 다닐 수 있고 낮은 담으로 인해 집안을 보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 찍는 것도 참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여기저기 집을 구한다는 업자들의 문구가 유독 많이 눈에 띄었는데요. 잘은 모르지만 머지않아 그곳도 재개발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골목에서 태어나 골목대장 하면서 자라나서 골목만이 가지고 있는 향수를 그리워 할 때가 있습니다.  한시라도 조용할 날 없었던 골목이었지만 오늘처럼 비오는 날이면 처마끝에 앉아서 떨어지는 빗방울도 손으로 모아서 그 빗물도 마셔 보고, 겨울에 고드름이라도 달리면 그것도 따먹으며 좁은 골목에서의 숨바꼭질은 이집 저집 마음대로 숨을 수 있는 지금은 없는 재미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문명이 발달하면 할 수록 그것은 우리에게 보다 나은 윤택한 생활을 가져다 주겠지만, 정말 언제고 돌아가고 싶은 날 그런 추억조차 하나 없이 자라나는 지금의 어린이들이 가끔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젊은이는 희망을 바라보며 살고, 노인은 추억을 바라보며 산다는 프랑스의 격언처럼 삶의 막바지에서 바라보는 추억은 자기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꽃피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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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중앙동 | 수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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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중앙동 | 수암골
2010.09.06 01:25 T 0 C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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