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작은 집 



바다가 보이는 아주 작고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서 한참을 더 들어가면 오랜 세월 바닷바람을 견딘 낡고 허름한 집 하나가 있었고, 그 집에는 앞을 볼 수 없는 여자아이와 말을 할 수 없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사내아이는 피아노를 줄곧 잘 쳤고, 딸아이는 노래를 참 잘 불렀다. 그 둘이는 내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 나에게 매일같이 노래를 들려주었고 집 앞 바다에서 잡은 몇 개의 조개를 꺼내놓고 자랑삼아 얘기하곤 했는데 찾아올 사람이 드문 곳이라 낯선 사람의 방문은 그 아이들에게 그동안 간직해온 모든 것을 뽐낼 수 있는 시간이었을게다.

내가 묵었던 방은 침대가 창 높이와 같고 바다와 불과 몇 수십 밖에 떨어지지 않아 파도소리에 잠들고 파도소리에 깨이곤 했었다. 곤히 잠든 새벽에도 멀리서 반짝이던 고깃배 불빛에 잠이 깨어 한참이나 바다를 바라보았던 그날, 난 아직도 그 새벽의 바다를 잊지 못한다.

공항에 내려 무작정 택시를 타고 제일 조용한 곳으로 데려다 달라 했던 곳, 언젠가 그 사람과도 함께 그곳을 찾았고, 그곳에서 하루를 보냈었다. 그 사람을 떠나 보내고 홀로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그곳은 재개발이되어 그 집은 사라지고 바다는 예전처럼 아름답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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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22:27 T 0 C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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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끝에서다

엉거주춤한 나의 일상과 얼렁뚱땅한 나의 음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