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장가갑니다.

 

 

오늘 청첩장 나왔습니다. 제가 골랐는데 아무리 봐도 너무 잘 고른 것 같습니다. ^^*

어때요? 예쁜가요?

 

 

 

오랫동안 외톨이 삶을 끝내고

방황 끝에서의 삶도 끝내고

드디어 제가 장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꼭 참석하셔서

봄날 피어나는 꽃들과 더불어 새롭게 출발하는

저를 축복해 주시기 않으렵니까?

날짜 및 약도, 그리고 자세한 사항은 아래 있습니다.

 

 

 

 

 

 

 

 

 

 

 

 

 

 

 

 

 

 

 

 

 

 

그런데요!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이랍니다. ^^:;;

 

 

 

 

 

 

 

 

 

 

 

 

 

 

 

 

그렇습니다. 오늘은 만우절이지만,

십 년 전 오늘 같은 봄날에 사진 속의 청첩장은 제가 골랐고

그 속엔 거짓말처럼 저의 이름과 그녀의 이름이 나란히 있었지요.

그때 해맑았던 젊은이는 흰머리가 늘어가는 아저씨가 되어있고

꽃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바다를 좋아했던 그녀는 오래전에 떠났습니다.

 

 

 

 

사랑이었을까요?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봄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무작정 하늘을 찍었는데 정말 구름 한 점 없더군요.

문득 저 파란 하늘에 내가 사랑하는 그 모든 것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화폭이 너무 좁을지도 모르겠군요. ^^

 

 

 

 

 

 

 

 

 

 

 

오랜만에 호수로 나갔습니다.

지난해 보았던 오리 두 마리가 데이트를 하고 있더군요. 

이것들이 해마다 찾아와 제 염장을 제대로 지릅니다. -.-:; 

 

 

 

 

 

 

 

 

 

 

어쩌면 지금쯤, 저도 이런 예쁜 딸을 가질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이 뒤에 벚꽃이 아직 피어나지 않았지만, 걱정 마세요.

조만간 봄의 사랑이 저 나무에 하얀 꽃잎을 달아준답니다.

 

그리고 저 벤치는 내 것이라 스스로 우깁니다.

여름밤이면 저 벤치에 누워 별과 달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그 모습은 이전 포스팅에 올렸지요. ^^

 

 

 

 

 

 

 

 

 

 

논두렁 길을 걸어봅니다.

겨우네 얼었던 땅과 물이 녹아 봄날을 노래하는데

저도 함께 그 노래를 불렀어요. 무슨 노래냐고요?

저기 피어있는 작은 꽃에게 물어보세요.

안보이나요? 

 

 

 

 

 

 

 

 

 

 

이제 보이시나요?

이 꽃은 얼마나 작던지 제 손톱보다 작았더랬습니다.

저는 꽃을 좋아하지만 이름은 잘 모릅니다.

이름을 모르면 어때요?

이 작은 꽃의 이름을 몰랐던 봄도 

예쁜 꽃으로 피어나게 했잖아요.

사랑이란 다 알면 재미없어요.  

 

 

 

 

 

 

 

 

 

 

 

봄의 전령사 냉이꽃입니다.

영차영차 봉오리를 트고 나오는 녀석들의 힘찬 소리가 들리지요?

이럴 땐, 노래하나 불러줘야 합니다.

안도현 시에 김현성이 곡을 붙인 " 냉이꽃이 피었다." 가 좋겠어요.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꽃이 피었다.

네 발자국 소리 나던 자리마다 냉이꽃이 피었다.

약속도 하지 않고 냉이꽃이 피었다.

무엇하러 피었나 물어보기 전에 냉이 꽃이 피었다.

쓸데없이 많이 냉이꽃이 피었다.

내 이 아픈 게 다 낫고 나서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 듯 보일 듯이 냉이꽃이 피었다.

너하고 둘이 나란히 앉았던 자리에 냉이꽃이 피었다.

너의 집이 보이는 언덕배기에 냉이꽃이 피었다.

문득문득 울고 싶어서 냉이꽃이 피었다.

눈물을 참으려다가 냉이 꽃이 피었다.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다.

 

정말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군요. ^^:;;

 

 

 

 

 

 

 

 

 

 

 

 

시골이라서 그런지 개울 물이 정말 맑습니다.

발을 담그고 싶었지만, 겨울잠에서 깨어난 물고기와 개구리들이 질식 할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 이건 제가 생각해도 정말 잘한 일 같습니다. 히히

 

 

 

 

 

 

 

 

 

 

 

대신, 나뭇잎을 하나 따다 띄웁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윤용하의 "나뭇잎 배" 노래를 부릅니다.

 내 앞을 흘러가는 나뭇잎,

 

우린 언제 또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럴 겁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개나리처럼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을 나는 믿습니다.

 

비록 다시는 못 만난다 해도 나는 행복합니다.

사랑이란, 기다림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요.

 

 

 

 

 

 

 

 

 

 

 

초록 내음을 풍기는 풀들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나무에 기대어 앉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풀들이 아플 것 같아 참았습니다. ^^

 

 

 

 

 

 

 

 

 

 

 

 

 

 

노오란 산수유도 잊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산수유 열매가 남자에게 그렇게 좋다면서요?

어디에 좋은지는 자기 짝꿍에게 먹여 보세요.  >..< 

 

 

 

 

 

 

 

 

 

 

 

산길을 걸어 봅니다. 산보다는 동산이란 표현이 좋겠군요.

이곳은 얀과 가끔 오는 곳인데, 오늘은 혼자 걸어서 그런지

호젓한 내 마음을 아는지 산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이곳을 올 때마다 쌓아둔 돌탑입니다. 저기 모든 돌 들은 제가 쌓은 거죠.

돌 하나를 쌓을 때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못 믿겠다구요? 아, 왜 하필이면 오늘이 만우절인지 -.-

 

 

 

 

 

 

 

 

 

 

 

와~ 매화가 피었습니다.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매화입니다.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아시죠?

살랑살랑 미풍을 기다리지 않아도

그 향기가 내 온몸을 휘돕니다.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이이

 

매화는 본래부터 환히 밝은데

달빛이 비치니 물결 같구나

서리 눈에 흰 살결이 더욱 어여삐

맑고 찬 기운이 뼈에 스민다.

매화꽃 마주 보며 마음 씻으니

오늘 밤에 한 점의 지꺼기 없네.

 

 

 

 

 

 

 

 

 

 

 

 

 

 

  

 

저 멀리 나의 별이 보입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나의 별에는 일곱 그루의 고목이 있습니다.

제가 그 별에 처음 갔을 때, 그 나무 하나하나 마다 요일의 이름을 붙여주었지요.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

그리고 제가 기쁜 날이나 슬픈 날이면

그날 요일의 나무를 안고 더불어 기뻐하거나 위로를 받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그 나무들 모두를 안아주었습니다.

 

월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월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화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화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수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목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목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금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토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토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일요일 나무에게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안아줄게 ...

 

그렇게 오늘 모두를 안아주었습니다.

나무들에게 거짓말하면 안되지만

오늘은 만우절이라 괜찮아요. ^^

 

오늘 나는 봄날을 거닐며 많은 사랑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내가 처음에 물었던 답을 해 주었는데

한결같이 같았습니다.

 

 

 

"그래, 그건 사랑이야 ..."

 

 

그렇습니다. 오늘은 만우절이지만,

십 년 전 오늘 같은 봄날에 사진 속의 청첩장은 제가 골랐고

그 속엔 거짓말처럼 저의 이름과 그녀의 이름이 나란히 있었지요.

그때 해맑았던 젊은이는 흰머리가 늘어난 아저씨가 되었지만, 여전히 음악을 좋아하고

꽃처럼 예쁘고 아름다웠던 바다에서 태어난 그녀도 여전히 바다를 좋아할 것입니다.

 

나는 믿습니다.

 

사랑이란,

절대

변하지 않고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이 봄날의 밤에

믿고 또 믿습니다.

 

 

 

 

 

 

 

 


2012.04.01 23:23 T 0 C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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