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시 2
스쳐 지나는 단 한 순간도 나의 것이 아니고
내 만나는 어떤 사람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뭇잎이 흔들릴 때라야 바람이 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햇빛조차 나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살아 있음이 어떤 죽음의 일부이듯이
죽음 또한 살아 있음의 연속인가
어디서 시작된 지도 어떻게 끝날지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생명을 끈질기게 지켜보아 왔다.
누군가 우리 영혼을 거두어 갈 때
구름 낮은 데 버려질지라도 결코 외면하지 않고
연기처럼 사라져도 안타깝지 않은 오늘의 하늘
나는 이 하늘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홀로서기
서정윤 (낭송)

홀로서기를 처음 만난 날은
나의 꿈 많던 학창시절의 마지막해였다.
어쩌면 나는 그때부터 지금의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은 모두 다 빛바랜 책과 세월 만큼이나 늘어난 카셋트 테잎
아득히 먼 날들이지만,
나는 지금 그 시간들이
너무 그립다.